로또 살까? 연금복권 살까?

※ 로또 1 vs 연금복권 3, '연금복권이 장점 더 많아'

  • 총 당첨금액 = 인생역전 = 로또 승!
  • 세금 = 연금복권 승!
  • 당첨확률 = 연금복권 승!
  • 자금관리 리스크 = 심리적 안정감 = 연금복권 승!

 

로또 당첨금과 세금

로또 1등 금액은 보통 3억원을 초과하기 때문에, 세율 33%가 적용됩니다. 실수령금액은 당첨금액의 67%입니다. 2등과 3등은 22%의 세율이 적용돼, 당첨금액의 78%를 실수령합니다. 4, 5등은 5만원 이하 금액이므로, 비과세입니다.


지난 토요일(6월 12일) 발표된 제 967회 로또 당첨금을 예시로 세금과 실수령액을 계산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난 연금복권이 더 좋더라

복권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보면, "난 로또보다 연금복권이 더 좋다"는 분을 만나게 됩니다. 연금복권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금관리' 때문입니다. 우리는 '로또 당첨되고 오히려 불행해졌다'는 기사를 심심찮게 봤습니다. 일확천금을 얻었는데, 불행해지다니요. 1등 당첨되지도 않았는데 덜컥 겁이 납니다.

이렇게 '막연함'은 겁을 줍니다. 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비교가 필요할 때입니다. 연금복권은 실제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을까요?

먼저, 연금복권 당첨금은 로또 당첨금보다 많이 부족합니다. 연금복권 1등 당첨자는 월 700만원을 20년간 받게 됩니다. 이를 계산해보면, 총 금액은 16억8000만원입니다. 물론 로또 당첨금이 시기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연금복권 1등 당첨금보다 큽니다.

금액 차이와 더불어 연금복권과 로또는 수령 시기의 차이가 있습니다. 연금복권 1등의 경우 향후 20년간 당첨금을 나눠받게 되는데요. 이런 시간의 차이 때문에 미래 받을 월 700만원을 현금 가치로 환산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700만원과 1년 뒤 700만원, 멀게는 10년 뒤 700만원은 그 가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연금복권 1등 당첨자는 당첨금을 단순히 합계한 16억8000만원보다 더 적은 돈(= 구매력 또는 가치)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한편, 연금복권은 '세금' 관련해서는 로또보다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복권 당첨금에 따라 세율이 다른데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연금복권은 월 700만원을 수령하기 때문에, 과세구간이 '5만원 초과 3억 이하'에 해당합니다. 즉, 700만원에 대한 세율 22%를 적용받게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매월 당첨금 700만원에서 세금으로 154만원을 지불하게 되며, 실제 수령액은 546만원이 됩니다.

만약 월수령 대신 당첨금을 일시에 받는다면, 세율 33%를 적용받게 됩니다. 당첨금 16억8000만원에 과세구간 3억원 초과 세율인 33%를 적용하면, 납부할 세금이 5억5440만원이 됩니다. 이는 당첨금을 월 수령하면서 내는 세금의 총합 3억6869만원에 비해 1억8480만원을 더 납부하게 됩니다.

 

★ 정리하면

  • 세금 차감 전 수령액 = 700만원 * 20년 * 12개월 = 16억8000만원
  • 세금 차감 후 실수령액 = 546만원 * 20년 * 12개월 = 13억1040만원
  • 총 당첨금 = 16억8000만원
  • 총 세금 = 3억6869만원

구매력 감안 시 연금복권의 가치

위에서 오늘날의 700만원과 20년 뒤에 받는 700만원은 다르다고 했습니다. 보통 인플레이션 때문에 추후에 받을 700만원은 현재 700만원보다 가치가 떨어집니다. 즉, 미래에 받을 연금을 현재 가치와 일치시키는 계산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을 추정해야 합니다.

미래 인플레이션을 정확히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와 과거 데이터를 참고해보면, 지난 5년간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0~2.5% 수준이었단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감안해 물가상승률을 2% 또는 3%일로 가정하고, 연금복권의 현재가치를 계산해보겠습니다.

  • 물가 상승률 2%일 때 실수령액 합계 = 10억9288만2831원 = 약 11억
  • 물가 상승률 3%일 때 실수령액 합계 = 10억401만5317원 = 약 10억


★ 정리하면,

  • 연금복권 1등 실수령액 총합 = 13억1040만원 = 약 13억
  • 2% 인플레이션 감안 실질 구매력 = 10억9277만2831원 = 약 11억
  • 3% 인플레이션 감안 실질 구매력 = 10억401만5317원 = 약 10억
  • 매월 700만원을 20년 동안 받는 연금복권의 실질 현재가치(=세후)는 약 10~11억원이다. 당첨금 규모에서 연금복권은 로또와 큰 차이를 보인다

당첨확률 정리

  • 로또 1등 = 1/8145060 = 0.00001223%
  • 연금복권 1등 = 1/5000000 = 0.00002%
  • 연금복권 1등 당첨확률이 로또 1등보다 1.63배 높다

결론

  • 로또 기대수익률 = -52.4% = 한 게임인 1000원을 투자하면,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476원이다 = 한 게임 할 때마다 524원을 잃는다.
  • 연금복권 기대수익률 = -78.1% = 한 게임인 1000원을 투자하면,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219원이다 = 한 게임 할 때마다 781원을 잃는다.
  • 확률에 따른 기대 수익을 생각했을 땐 '로또'가 '연금복권'보다 나은 선택지입니다. 다만, 둘 다 투자 대비 기대수익률은 마이너스입니다. 결국 복권을 사는 것보다 기대수익률이 더 높은 '무언가'에 돈을 투자하는 게 현명한 선택입니다.
  • 다만, 복권과 같이 확률은 낮지만, 성공했을 때 '대박'을 낼 수 있는 대체재가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복권에 희망을 거는 분들은 많을 것입니다.

 

TMI

  • 복권을 사는 것보다 복권을 파는 '사업'을 하는 게 더 현명한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다만, 복권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 복권 창업은 자격 조건을 충족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장애인, 기초수급자, 한부모 가정, 국가유공자 등의 조건이 있습니다. 즉, 국가적 도움이 필요하거나,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이 복권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 복권 창업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이 있습니다. 해당 기간에 신청해야 창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 허가 이후 별도로 '월세'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사람들이 이용을 많이 해야 수익이 납니다. '1등 당첨'과 같은 마케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 위 마케팅은 사실 로또 당첨 확률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로또의 당첨 확률은 0.00001223%로 고정입니다.
  • 다만, 위와 같은 마케팅으로 해당 판매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로또를 구입하면, 그 판매점에서 로또 당첨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즉, 로또 구입자 입장에서 봤을 때 1등이 다수 나온 판매점에서 복권을 구입한 것과 우연히 지나가다 복권 판매점에서 로또를 구입하는 것은 당첨 확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 결국 사업적 측면에서 로또 판매점 또한 '승자승' 원칙이 적용됩니다.
  • 로또 구입자 입장에서 그나마 합리적인 복권 구입 방법은 최소한의 노력·시간·비용을 들여서 로또를 많이 사는 것입니다.
  • 동시에 로또 번호를 분석해 고르는 행위 또한 확률상 무의미합니다. 분석했다고 로또 당첨확률이 올라가진 않습니다. 그보다는 다양한 숫자 조합으로 로또를 많이 사는 게 '그나마' 당첨 확률을 높이는 현명한 결정입니다.
  • 그러나, 이 모든 합리적 행동을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로 로또 당첨 확률은 낮습니다. 이는 로또 1등 당첨에 대한 대가가 큰 이유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