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게임업계 최초 '파업'.. 끊이지 않는 '이슈'

웹젠은 내게 결론적으로 수익을 줬지만, 매번 고생시킨 종목이다. 또한, 웹젠은 숫자로 보면 '끌리는' 종목이지만, 이것저것 찾아보면 이슈가 끊이지 않는 종목이기도 하다. 이런 웹젠이 최근에는 '파업'이라는 게임업계엔 다소 '생소한' 이슈를 만들었다. 참고로, 글을 시작하기 전 현재 웹젠은 단 1주도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웹젠이랑 이별한 지는 꽤 되었다. 

웹젠 ‘파업’ 국내 IT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도 (머니S)

기사를 보면, '주요 게임업체 노조가 파업을 결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한다. 노조의 요구 사항은 '일괄 1000만원 인상'이라고 한다. 회사는 평균 10% 인상과 성과에 따른 차등 지급을 주장한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노조가 평균 16% 연봉 인상과 일시금 200만원 지급이란 수정안을 내놓으면서 좁혀지나 싶었지만, 회사 측에서 평균 10% 이상과 평가 B등급 이상 직원 200만원 지급을 고수하면서 갈등이 계속된다.

그런데, 여러 기사를 읽어보니 노조가 지적하는 부분이 또 있다. 바로 '소수 임원에게 집중된 성과급 시스템'을 문제 삼았다. 기사에 따르면, 이러한 문제는 IT업계 전반의 문제라고 한다. 얼마나 차이가 나는 것일까?

2021년 기준 1인 평균 보수는 등기이사가 1억4300만원, 개발자(남자) 7800만원, 개발자(여자) 5800만원이다. 등기이사 보수는 남자 개발자에 비해 1.83배, 여자 개발자 대비 2.47배 높다.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주인장 정리)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각 분류별 보수 증감율 평균은 △등기이사 9.2% △개발자(남자) 11.7% △개발자(여자) 10.2%다. 최근 개발자 몸값이 등기이사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오른 편이다.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주인장 정리)


등기이사 보수 대비 직원 보수를 계산해보면, 차이가 점점 줄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개발자 보수의 오름폭이 큰 것이 원인으로 분석한다.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주인장 정리)


노조는 공시에 직원 평균 연봉이 7000만원이라고 되어있는데, 실제는 5000만원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임원들 연봉이 높기 때문에 평균이 높게 보인다는 주장이다. 또한, '일방통보식 연봉협상'에 문제를 제기한다. 


난 '일방통보식 연봉협상'에 대해서는 회사가 '적극적 자세'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한단계 나아가기 위해서는 인사체계를 좀 더 명확히 하고, 성과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특히나 최근 실력있는 개발자의 품귀현상이 일어나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인사제도는 중요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다만, 노조가 주장하는 '고위직에 집중된 성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공시에 나오는 임원은 6명으로, 해당 임원의 보수는 '직원 보수'에 포함되지 않았다. 즉, 고위직(또는 임원)의 보수가 높아서 평균이 높다는 주장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그럼 이런 '억울함'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추측하건대, '직원 중 부장, 팀장, 또는 시니어 개발자급' 연봉이 다른 직원에 비해 높은 게 아닌가 한다. 

2021년 웹젠은 직원 보수로 총 388억5300만원을 썼다. 이를 직원수 547로 나누면 1인 평균 급여액이 7102만원이 된다. 이를 이용해 노조가 주장하는 '실질적 보수'와 '직급이 높은 직원이 가져가는 보수'를 추정해보자. 

만약, 직원 중 10%가 '고위직 직원(=임원이 아님)'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55명이 고위직, 나머지 492명이 일반사원급이다. 이 492명이 평균 5000만원의 연봉을 받으면 총 보수는 246억원이다. 나머지 142억5300만원을 55명이서 나누어 가지면 1명당 평균 2억5914만원을 가져가게 된다. 만약, 고위직 직원의 수가 추정치보다 더 적다면(=55명 미만이라면) 고위직 직원이 가져가는 몫이 더 커지게 된다. 즉, 노조가 주장하는 '집중된 성과' 문제는 더 커진다. 

이렇게 계산해보니, 노조가 주장하는 부분이 '공감이 된다'. 다만, '고위급 직원'도 직원이다. 즉, 노조가 주장하는 '고위직'이 '임원'을 뜻하는 건지 아니면 '고위직 직원'을 말하는 것인지에 따라 위 주장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추가로, 노조가 고위직 직원을 노조의 범위에 넣지 않고 회사의 일원이라고 판단한다면 노조의 주장은 타당해진다.

위 데이터로만 보면 '임원 대 직원'의 대결에서 직원이 차별받았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최근 직원 평균 급여의 증가 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결국 데이터 밑에 숨은 '진정한 뜻'을 다 알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다만, 분명한 건 회사가 '성과에 근거하지 않고', '성과평가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만약, 노조가 부당한 주장을 한다면, 웹젠은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 해명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뮤 사골 논란', 그리고 주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이슈가 언론에 도배하는 것은 모두에게 좋지 않다. 오해가 있다면 하루 빨리 협상을 잘 진행해 중견 게임업체에서 대형 게임업체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 해당 분석글은 '종목 추천'도 아니고, '이해관계자의 한쪽'을 옹호하려는 글도 아닙니다. 굳이 개인적 바람이라면, 회사와 노조의 협상이 잘 진행돼 '최대한의 만족'을 이끌어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