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그린블란트의 '마법공식' 알아보자

단 두개의 지표로 주식시장을 이길 수 있다면, 여러분은 믿겠습니까? 그리고 그 비법을 안다면 따라할까요?

조엘 그린블란트는 '마법공식'이라는 간단하고 쉬운 투자법을 알렸습니다. 그는 이 방법으로 약 20년 동안(1985~2005년) 연평균수익률(CAGR) 40%를 기록했다고 알려집니다. 1억을 투자했다면, 836억원이 되는 '마법'을 부렸습니다.

그런데 그의 '마법같은 성과'는 사실 간단하고 쉬운 2가지 지표를 사용했습니다. 바로, 자본수익률(Return on capital)과 이익수익률(Earnings yield)입니다.

자본수익률은 '이 회사가 돈을 얼마나 잘 버는지'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한편, 이익수익률은 '이 회사에 투자해 나는 얼만큼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참고로, 이익수익률의 역수는 '이 회사를 얼만큼 싸게 살 수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주식 투자로 돈을 번다는 것은 '싸게 사서, (내가 산 가격보다) 비싸게 파는' 것입니다. 여기서 싸게 사는건 '이익수익률'에 달렸고, 비싸게 파는 것은 '자본수익률'에 달렸습니다. 마법공식은 이 간단하고 분명한 목표를 이뤄줄 기업을 찾는 수단인 것입니다.

마법공식의 원리를 알았으니, 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률에 대해 알고 관련 기업을 찾으면 됩니다.

먼저, 그린블란트는 자본수익률을 '법인세전이익(EBIT, Earning Before Interest and Taxes)/(유동자산-유동부채)+(비유동자산-감가상각비)'로 구했습니다. 필자 같이 관련 공부를 하고 업으로 삼는 사람은 위 공식이 어렵지 않습니다. 반면, 일반 투자자가 해당 공식에 맞게 자본수익률을 구하는 것은 '귀찮습니다'. 그래서 그린블란트는 대신 쓸 수 있는 '간단 지표'를 제시합니다. 그 지표가 바로 ROA, ROE입니다.

ROA와 ROE는 회사의 돈 버는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입니다. ROA는 Return on Asset으로 회사가 가진 모든 자산 대비 얼만큼의 돈을 버는지 나타냅니다. 한편, ROE는 Return on Equity의 약자로 회사 자산 중 '주주의 몫' 대비 이익을 계산하는 공식입니다.

이번에는 이익수익률을 보겠습니다. 조엘 그린블란트는 이익수익률을 '법인세전이익(EBIT)/EV(시가총액+순차입금)'로 구했습니다. 역시 복잡해 보입니다. '간단 지표'로는 P/E와 P/B를 씁니다. P/E는 시가총액 대비 순이익입니다. P/B는 시가총악 대비 (자기)자본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 회사의 주가가 싼 지 비싼지 나타내는 대표 지표입니다. 두 지표 모두 일반적으로 '높을수록 비싸고', '낮을수록 싸다'고 합니다.

자, 정리하면 우리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 목적으로 주식 투자를 합니다. 싸게 사는 것은 P/E 또는 P/B가 낮은 종목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비싸게 파는 것은 다른 투자자가 내 주식을 비싸게 사줘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는 그 회사가 앞으로도 돈을 잘 벌 거라는 기본 전제가 존재해야 합니다. 즉, 회사가 돈을 잘 버는지 알아야 하며, 이는 ROA 또는 ROE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두 지표는 높을수록 좋습니다.

※ 정리
- ROA 또는 ROE가 높은 종목을 찾는다 → 주식을 비싸게 팔기 위해 남들이 혹할 수 있는 주식을 찾는다
- P/E 또는 P/B가 낮은 종목을 찾는다 → 주식을 싸게 산다

■ 더 생각하기
마법공식을 깊게 파기 시작하면 많은 공부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더 공부해서 복잡한 원리를 이해하고 투자했을 때 높은 확률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면, 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실 들이는 노력과 수익률 간의 강력한 연결고리를 찾기 힘듭니다. 다시 말해, 더 공부해서 복잡한 지표를 쓴다고 해서 수익률이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다만, 공부를 목적으로 한다면, 100% 추천합니다.

마법공식의 컨셉을 분명히 이해하는게 중요합니다. 어쩌면 마법공식이 좋은 성과를 내는건 '당연'합니다. 우리가 명품(=좋은 주식)을 싼 가격에 산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다만, 컨셉이 쉽고 간편하다고 '실행'이 쉽지는 않습니다. 해당 공식을 믿고 오랜기간 꾸준히 해야하는데, 출렁이는 주식시장에서 내 마음도 출렁거립니다. 심하면 머리가 어지럽고 구토가 나올 것 같습니다. 또 일상 속에서 맞이하는 주식을 하지 말아야 할, 또는 마법공식을 믿지 못하는 수많은 이유(또는 핑계)를 맞닥뜰이게 됩니다. 이런 부분은 심리적인 부분이라, 결국 '투자자의 자질' 문제입니다. 그릇이 안되거나, 맞지 않은 신발이라면 안하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마법공식을 믿지 못하겠다면, 마법공식에서 관심가질 만한 종목을 보고 분석한 후 투자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마법공식의 목표가 '훌륭한 기업을 싸게 사는' 것이므로, 모든 투자자의 '목표'와 부합합니다.

아래 표는 그런 목적에 부합하는 리스트입니다. 해당 종목은 ROA가 높고 P/B가 낮은 기업입니다. 즉, 자본수익률은 ROA를, 이익수익률은 P/B를 사용했습니다. 필자는 종목을 찾을 때 ROE와 P/E를 더 자주 사용합니다. 그러나, ROA와 P/B가 가진 매력(보통 보수적이고 안정적인)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 마법공식 30선 종목을 한 번 살펴보면 어떨까 합니다.


참고로, 위 기업 중 원익, 성도이엔지, DL, 해성산업, 삼양통상, 솔브레인홀딩스, 네오위즈홀딩스, 동원개발, KPX홀딩스, 대한제분, KPX케미칼, 삼보판지, 메디앙스, LG, 미창석유, SGC이테크건설은 평소 관심주이기도 합니다. 리스트의 반이 평소 관심주였다고 할 수 있네요. 그만큼 마법공식이 나름 괜찮은 종목을 찾는데 유용하다는 반증(?)입니다.

종목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마법공식을 활용해보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