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루타'를 치려면 알아야할 것들

투자자가 가진 꿈, '10 bagger' 이야기다.

10 bagger는 '10루타'를 뜻한다. 즉, 주가가 10배 오를 종목을 뜻한다. 투자계의 전설이자 영웅으로 불리는 '피터 린치'가 사용해 유명해진 단어다. 

투자자는 '10루타' 종목을 갖고 싶어한다.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10루타 종목을 찾기 위해 기업 보고서를 읽고 차트를 본다. 하지만 역시 '쉽지 않다'.  10루타 종목을 찾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따져봐야할까? 

먼저, 투자자 유형을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트레이더'라면, 10루타 주식은 필요없다. 그들은 훌륭한 주식을 보유해 수익을 내는 유형이 아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자금을 '회전'시켜 돈을 번다. 상대적으로 작은 수익률을 자주 발생시켜 돈을 버는 구조다. 

만약 당신이 소위 말하는 '가치투자'를 한다면, 또는 주식을 산 후 '보유'전략을 취한다면, 10루타 주식은 이룰 수 있는 꿈이 된다. 이 유형의 투자자는 '보유'전략을 취하는 만큼 투자 기간이 비교적 긴 편이다. 그래서 내 돈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 결국 '돈을 잘 버는 기업'에 투자한다. 

10루타를 꿈꾸는 투자자는 '좋은 기업'을 찾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찾는 '좋은 기업'은 무엇일까? 하나의 단어로 좋은 기업을 나타내야 한다면, 역시 '성장'이다. 성장하는 기업이 우리의 자산을 10배로 늘려줄 기업이다. 물론, 이 간단한 단어 안에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 얘기하려는 주제와는 거리가 있으니, 다음에 더 자세히 얘기하겠다.

정리하면 10루타를 꿈꾸는 투자자는 '성장하는 기업'을 찾는 사람이다. 그 기업을 매수 후 '보유'하고자 한다. 그럼 실제 10루타를 이뤄내기 위해 얼만큼 성장해야 할까? 

아래 표는 각 기간마다 투자자금이 10배가 되기 위한 성장률을 보여준다. 더 설명하면, 1년만에 내 자산에 10배가 되려면, 900%의 수익률을 기록해야 한다. 언뜻봐도 '불가능'하겠다는 느낌이 온다. 이는 2년, 3년, 4년 등도 마찬가지다.

만약 내 자산을 10년간 10배로 늘리겠다고 목표를 잡는다면, 위에 기간보다 더 현실적인 목표치가 나온다. 매년 26%에 수익을 달성하면 된다. 당연하게 기간이 늘어날수록 연평균 목표 수익률은 낮아진다. 

실제 내 자산을 10년간 투자해 10배로 만들려면, 주가 또는 포트폴리오가 매년 26%씩 성장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주가'가 그래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주가는 분석하고 예상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예상 기간이 '장기'로 갈수록 예상이 틀릴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트레이더들이 주식을 매수 후 짧은 시간에 매도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들은 어떤 논리든, 가까운 미래의 일을 맞추는 게 확률상 유리하다. 그래서 그들은 '매수 후 보유' 전략을 취할 수 없고, 사용해서도 안된다.

다시 돌아가, 미래의 '주가'는 예상 불가능한 영역이다. 특히,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현실적으로 10루타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11~17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즉, 주가를 예상하는 대신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투자 경력이 있는 분은 저자가 어떤 얘기를 꺼내려는지 감을 잡으실 거다. 지금 우리는 주가를 대변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보통 그 '무언가'를 기업의 순이익(또는 EPS)로 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10루타 주식을 찾는 건 '훌륭한 기업(= 성장 기업)'을 찾는 거다. 그리고 훌륭한 기업은 '돈을 잘 버는 기업'이다. 돈을 잘 번다는 건 보통 '순이익'을 뜻한다. 정리하면, 순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성장 기업'을 찾는 게 우리의 숙제다.

그런데 얼마나 성장하는 기업을 찾아야 할까? 위에 표를 참고하면 된다. 투자자가 정한 기간과 그에 맞는 수익률을 이룰 성장 기업을 찾으면 된다. 예를 들어, 10년에 10루타를 치고 싶다. 그러면 순이익(또는 EPS)를 10년간 매년 26%씩 성장시킬 수 있는 기업을 찾으면 된다. 

우리나라 기업 중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88개다. KB금융, 솔브레인홀딩스, 메리츠증권, 씨젠, 해성산업, SGC이테크건설, 동원개발, 서희건설, 오스템임플란트, 성도이엔지, 마크로젠, 콜마비앤에이치, 컴투스 등이다. 

88개 기업 중 10루타 기업이 된 종목은 씨젠, 컴투스, 우리기술투자, 비에이치 총 4개 뿐이다. 아쉽게 탈락한 동원개발(8루타), NICE평가정보(8루타), 진매트릭스(9루타)까지 합쳐도 7개밖에 없다.

한편, 해당 기간 주가 기준으로만 봤을 때 10루타 이상을 이뤄낸 기업은 33개다. 신풍제약, 삼천당제약, 오스코텍, 국일제지, NHN한국사이버결제, 셀트리온제약 등이다. 이중 연평균성장률(CAGR)이 높았던 기업은 씨젠, 비에이치, 컴투스, 우리기술투자, 한솔케미칼, 대한약품 등이다.

■ 결론
10루타 종목을 찾는다는 건 어렵다. 그나마 우리가 할 수 있는 성장주를 찾아도, 주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 긴 시간 해당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다. 10년동안 내게 닥치는 수많은 고민을 이겨내고 '홀딩'하는 게 만만치 않다. 

그래도 우리는 노력하면 할 수 있다. 위 표에 나온 '목표 수익률'은 추가 불입으로 인한 투자금 증가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이룰려는 '경제적 자유'를 얻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니 희망을 가지자.

다만, 이 글을 읽은 후 꿈을 이루기 위해 '허망한 꿈'은 과감히 깨트리고, 현실로 나왔으면 좋겠다. 3년 안에 내 자산을 10배로 늘리기 위해서는 매년 2배가 넘는 수익률을 실패없이 올려야 한다. 주식시장에는 이런 신화적 인물은 '없다'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다. 지금까지 없었던 신화적 인물이 '나'라고 생각한다면, 다소 '건방지다'. 그리고 만약 정말 내가 '신화적 인물'이라면, 주식말고 다른 걸 하길 바란다. 더 큰 부와 명예, 권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보통 사람이니깐, 현실을 직시한 현실적 목표를 세우고자 한다. '향후 10년간 매년 15% 이상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 매수 후 보유해야겠다. 

■ 참고
# 위에서 나온 기간(10년)은 2011~2020년을 기준으로 한다.  
# 연평균성장률(CAGR)은 불안정한 성장률이다. 만약 9년동안 순이익 성장을 제대로 못하다가, 마지막 1년 한꺼번에 성장해도 높으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 즉, CAGR을 이용할 때는 다른 통계적 수치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 위 결과는 CAGR을 단순히 사용했다.

[참고 표1] 10년 CAGR 26% 충족 기업 목록 (88개)

[참고 표2] CAGR 26년 충족 기업 중 주가 8배 이상 오른 종목 (7개)

[참고 표3] 10년 & 10루타 종목 (33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