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만나다'... 책: 프로야구 명감독이 주식투자를 한다면 (1)

※ 책 '프로야구 명감독이 주식투자를 한다면(매일경제신문사, 1만4400원)'을 읽고 되새겼으면 하는 내용을 여기에 남깁니다. 추가로 해당 내용에 대한 '나의 생각을' 간단히 메모합니다. 

1. 좋은 애널리스트는 어떤 사람인가? (중략) 개인투자자들은 목표주가를 잘 맞히는 애널리스트를 좋아하는 반면, 기관투자자는 해당 주식에 대한 투자 논리를 합리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애널리스트를 선호한다. 

☞ 애널리스트 리포트에서 가장 쓸데없는 부분이 '목표주가'입니다. 실적 예상치도 그 '숫자' 자체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목표주가와 실적 예상치(= 숫자)를 올렸는지 내렸는지 여부와 그런 예상치를 낸 '(합리적 또는 논리적) 근거'가 중요합니다. 

2. 투자자들은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매니저에 대해 신랄한 비난을 퍼붓는다. 매니저가 벤치마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거나 다른 펀드들에 비해 좋은 수익률을 냈더라도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면 비난을 피하기 쉽지 않다. 

오랫동안 손해를 보다가 플러스 수익률이 될 경우는 어떤가? 애초에 손해를 보지 않았다면 지금은 훨씬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매니저를 비난할 것이다.

반대로 펀드의 수익률이 좋으면 펀드를 잘 선택한 투자자의 혜안 때문이라 생각하며, 매니저의 운용능력에 대해 칭찬하는 것에 인색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현상을 행태재무학(behavioral finance)에서는 자기본위편향(self-attribution bias)이라고 한다.

☞ 최근 유독 '불편러'들이 많다고 느낀다. 세상살이가 비록 쉽지 않겠지만, '불평'만 해서는 해결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 '불편러'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도 힘들게 한다. 아주 파괴적인 감정·심리 상태다. 당연히 투자에 있어서도 이런 '불편러'는 계좌를 불편하게 만든다. 

자기본위편향은 '본인은 맞고, 남은 틀리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투자 성공에 필요한 '겸손'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 혹시 본인이 나와 주변을 힘들게 하는 '불편러'는 아닐까? '불편러'가 되지 않기 위해 항상 겸손해야겠다. 


3. 어떤 기업의 성장성과 재무상태가 좋아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 기업의 주식을 샀다고 생각해보자. 만약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초보 매니저와 베테랑 매니저는 어떻게 대응할까? 

초보 매니저라면 자신의 예상과 반대로 가는 주가 때문에 자신의 투자가 실패했다고 섣불리 판단하고, 손해를 보고서라도 주식을 팔려고 할 것이다. (중략) 하지만 베테랑 매니저라면 투자논리를 바꿀 만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단기적인 주가 하락은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투자원칙을 꾸준히 밀고 나갈 것이다. 단기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정규 시즌 우승을 위한 장기적인 운영을 최우선으로 하는 노련한 감독의 모습이다.

☞ 초보자와 고수의 차이는 '조급함'에서 나온다. 그리고 조급함은 '본질'을 흐리게 만든다. 본질은 크게 두 가지다. 주식을 사는 것은 '회사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회사의 가치가 변하지 않았다면, 주식을 팔 이유는 없다. 또 다른 본질은 주식을 매도해 수익을 확정할 때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다. 단기적 주가 흐름은 사실 '허상'에 불가할 수 있다. 모든 건 매수 또는 매도가 체결된 그 순간이 정한다. 

중요한 것은 본질이다. '본질'을 잊으면 허공에 '삽질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4. 당신이 살지 말지 고민하는 주식과 매매 타이밍이 실제 전체적인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사실과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투자 수익률을 위해서는 주식을 매매하는 그 시간보다 준비하는 시간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컴퓨터 모니터 앞 HTS 프로그램에서 번쩍거리는 주가 변화를 계속 쳐다보기보다는 주식에 대한 제대로된 공부를 통해 좋은 기업을 찾아낼 수 있는 시각을 갖추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모든 감독들 중에 운장(運將)이 최고라고 했는데, 좋은 기업을 발굴할 수 있는 능력보다 더 확실하게 운장이 되는 방법은 없다. 

☞ 3번에서 말한 '조급함'을 버리고 본질에 집중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주식을 매매하는 시간보다 준비하는 시간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는 것은 '회사의 가치'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또한 '매수 또는 매도'가 체결되는 그 순간은 찰나이며, 이를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쓸 이유는 없다. 만약 '매수 또는 매도'에 집중한다면, 둘 중 하나다. 주식시장에서 나는 '트레이더'의 역할을 하고 있거나, 조급함 때문에 본질을 잊어버린 '우둔한 투자자'이다. '트레이더'라면 다행이고, '우둔한 투자자'라면 주식투자와는 맞지 않은 사람이다. 단, 주의할 점은 '자기본위편향'으로 현재 자신의 우둔한 행위를 '트레이더'라는 껍질로 포장해서는 안된다.  


5. 비합리적인 투자방식으로 높은 수익을 얻었다면, 그것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즉시 그 투자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개인투자자들의 실패 원인 가운데 상당수는 성과가 좋았던 비합리적인 투자방식을 고집하는 데 있다. 투자자들에게 운이 계속 따라주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비합리적인 투자방식은 운이 좋지 않을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이라는 ‘결과’보다 합리적인 투자방식이라는 ‘과정’의 중요성을 항상 염두하며 투자할 필요가 있다.

☞ 'I'm Special' 또한 '자기본위편향'적 사고다. 나는 '특별하지 않다'. 보통은 그렇다. 만약 정말 내가 특별하다면, 나는 주식투자를 재미로 하는 '이미 성공한 부자'거나 무엇을 해도 성공할 수 있는 '천재'다. 


6. 개인투자자들이 실패하는 이유
- 하루하루의 단기 수익률에 과도한 신경을 쓴다

- 보유 종목만 신경 쓴다 
- 모든 책임을 감독(시장 또는 남)에게 돌린다

☞ 만약 내가 그렇다면, 투자뿐만 아니라 인생을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


7. 광고에서 찾는 퀀트에 대한 오해들: ‘우리는 1만 개의 경제 지표를 이용한 복잡한 모델을 사용합니다! 

행태재무학적 용어로 데이터 마이닝 바이어스(data mining bias). 사자성어로 이야기하면 다다익선의 오류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은 퀀트 운용사다. 

투자라는 것은 정보 가공 능력을 필요로 하는 정보화 시대의 철학으로 작동하는 분야이다. 이 분야에서는 정보의 양보다 정보의 질이 더 높은 성과를 가져다주며, 근면성실함보다는 창의성이 높은 가치를 지닌다.

☞ 슬프게도, '근면성실함'보다 '창의성'이 높은 가치를 지니는 분야라고 한다. 이 말에 완전히 동의하진 않지만, 이 말을 바탕으로 나 자신을 계속 시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정말 '퀀트투자자'가 맞을까? 더 나아가 나는 '주식투자'를 잘 할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