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연구

밈(Meme) 주식, 개미 군단의 힘을 보여주다

투자뱅커 2022. 11. 8. 07:00

※ 2021년 1월 미국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대형 헤지펀드를 이긴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밈 주식'이란 단어가 유행한다. 밈(Meme) 주식이란 무엇이며, 어떤 사건이 있었을까?


밈(Meme) 주식이란?

밈(Meme)이란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에 '이기적 유전자'란 저서를 출간하며 만들어낸 개념이다. 문화의 전달에도 유전자 같은 중간 매개물이 필요한데 이 역할을 하는 정보의 형식이 밈이다. 모방을 뜻하는 그리스어 '미메메(mimeme)'를 참고해 만든 용어다.

[시사금융용어] 밈주식(Meme Stock), 연합인포맥스


밈(Meme) 주식이란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 입소문을 통해 투자자가 몰리는 주식을 말한다. 미국 투자자들은 투자 소셜미디어(SNS) '레딧(Raddit)'을 이용하는데, 이 공간에서 특정 주식에 대한 '소문(=정보)'이 돌면서 주목받은 주식을 '밈 주식'이라 하는 것이다.

이 밈 주식을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입해보면,

  • 밈 주식 = 테마주
  • 레딧 = 네이버 증권 토론방

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세부적인 특징은 다를 수 있다.


밈 주식의 특징

밈 주식은 시장에서 가장 유행하는 주식을 뜻하기도 한다. 그런데, 밈 주식은 이전의 '시장 주도주' 또는 '시장 유행주'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이를 정리해보면,

  • 개인 투자자가 '주도적'으로 만든다
  • 개인 투자자가 '결집된 힘'을 보여준다

는 점이다. 보통 주식시장에서 '유행'을 만드는 집단은 '기관'이다. 그들은 개인보다 훨씬 큰 자금과 정보력으로 시장의 주도주를 선택하고 이끌어갔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인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기관의 정보력을 압도하는 경우가 발생했으며, 이러한 현상은 밈 주식이 탄생하는 배경이 되었다.

밈 주식이 탄생한 또 다른 배경은 '개인 투자자의 결집력'이다. 이전에 기관과 개인의 차이는 '자금력'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자금력'이란, 한 방향으로 거대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기관은 '의사결정'을 하면, 거대한 자금을 '한 방향'으로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은 각자가 가진 자금이 작다.

개인의 작은 자금을 모으면 기관과 대적할 수 있는 큰 자금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모은 자금을 기관과 같이 '하나의 통일된 방향'으로 사용하기 힘들다. 즉, 각 개인의 의견을 통합하기가 힘들며, 이는 기관만큼의 '힘(=자금력)'이 생기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개인의 자금이 한 방향으로 모여 기관과 대적할 수 있는 '자금력'이 탄생한 사건이 발생했다. 심지어, 그 자금력으로 기관을 이겨버린다. 기존의 상식을 깨트리는 순간이며, '밈 주식'이란 단어가 탄생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개미 군단 대 대형 헤지펀드의 대결

'밈 주식'을 대대적으로 알리게된 개인 투자자와 대형 헤지펀드의 대결을 살펴보자. 2021년 1월, 레딧을 중심으로 한 개인 투자자들이 대형 헤지펀드의 공매도 포지션에 대항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개인 투자자 집단은 이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는데, 이를 '게임스톱 대첩'이라고 한다. 밈 주식이 세상에 알려진 순간이다.

먼저, 우리는 개미 군단이 탄생한 배경을 알아야 한다. 앞서 살펴봤듯이 개인 투자자의 자금을 통일된 방향으로 사용하는 건 쉽지 않다. 즉, '엄청난 계기'나 '동기 부여'가 각가의 개인 투자자에게 주어진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개미 군단은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주식 투자판에 혁명을 일으키자는 마음을 품게 된다. 그들은 기관투자자들이 불법에 가까운 방법으로 돈을 버는 것에 환멸을 느낀 것이다. 결국, '공매도 투자세력'을 혼내주겠다는 '동기'가 부여된 개미들이 모여 '군단'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 개미 군단의 힘은 생각보다 더 강력했다. 보통 이러한 일은 기관의 '와해' 작전에 개미 집단의 힘이 분산되며 기관의 승리로 끝나기 마련인데, 이번만은 달랐다. 소셜미디어(SNS)에 모인 그들은 기관 투자자에게 대항하겠다는 일념 하에 여러가지 구호를 쏟아내며, 세력을 결집했다. "HOLD THE LINE", "WE LIKE THE STOCK" 등이 그때 사용된 구호들이다. '밈(Meme)'은 이러한 구호를 일컫는 말이며, 구호의 대상이 된 주식을 '밈 주식'이라 불렀다. 이 사건에서는 '밈(=구호)'의 대상이 '게임스탑(=밈 주식)'이었다.

개미 군단과 대형 헤지펀드의 싸움은 1월 22일부터 29일까지 약 1주일간 집중됐다. 그리고 다음 날 30일 CNBC에서는 1주일동안 공매도 세력이 손해를 본 액수가 약 200억 달러(약 26조)정도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그때 당시 많은 헤지펀드들이 항복을 거부하며 끝까지 버티기도 했다.


그 이후 밈 주식은?

게임스톱 대첩 이후 밈 주식 현상은 계속해서 일어났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게임스톱때와 같은 개인의 집단화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밈 주식은 유행에 따라 '급등 후 급락'하는 현상도 보여,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개인 투자자도 많이 나왔다. 이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테마주'의 특징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인생도 그렇지만 주식도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밈 주식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을 따라하기 보다'는 '밈 주식을 주도하는'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본인이 유행을 주도할 능력이 있다면 말이다.

[차트] 게임스탑 일봉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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