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연구

가치주와 성장주, 그리고 진정한 투자

투자뱅커 2022. 11. 9. 07:00

※ 가치주와 성장주, 많이 들어본 말이다. 투자 스타일을 구분하는 가장 대표적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널리 알려진 가치주와 성장주의 개념과 그 차이, 구분법은 실제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먼저, 일반적으로 알려진 가치주와 성장주의 개념을 정리하자. 그 후 그 개념을 반박하며 투자자를 위한 '진정한 투자'의 정의를 내려보자.


가치주의 의미와 오해

먼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가치주에 대해 알아보자. 가치주 스타일은 '회사의 가치대비 주가가 싼 종목'을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가치대비 주가가 싼' 종목을 찾는 방법으로 PER(주가순이익배수) 또는 PBR(주가순자산배수)이 낮은 종목을 찾는다. 가치주 정의를 살펴보기 전, PER과 PBR에 대해서 정리해보자.

  • PER = 주가순이익배수 = 회사가 번 순이익 대비 주가가 몇 배인지 알려주는 지표

    PER을 구하는 방법은 Price(=주가 또는 시총)를 Earning(=EPS(주당순이익) 또는 순이익)으로 나누면 된다.

    PER이 높은 주식을 산다는 건 회사가 버는 이익 대비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PER이 낮으면 회사가 번 이익 대비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산다는 뜻이다.

  • PBR = 주가순자산배수 = 회사가 가진 순자산 대비 주가가 몇 배인지 알려주는 지표

    PBR은 Price(=주가 또는 시총)를 Book Value(=BPS(주당순자산) 또는 순자산)로 나누어 구한다.

    PBR의 높고 낮음도 PER과 같이 해석한다. 다만, '이익'과 '주가'를 비교하는 것이 아닌, 회사의 '순자산'과 '주가'를 비교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가치주 스타일은 순이익 또는 순자산 대비 주가가 싼 종목을 찾는 방법이다. 다시 말해, 저PER과 저PBR에 투자하는 방식이라 알려졌다. 특히, '자산주'라 불리는 '저PBR' 종목에 투자하는 것을 가치주 스타일이라고 많이 일컫는다.

그런데, 저PER과 저PBR에 투자하는 것을 '가치주 스타일'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앞선 가치주의 정의를 다시 보자. '회사의 가치대비'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회사의 가치는 PER에서 사용한 '순이익'과 PBR에서 사용한 '순자산'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한 뜻을 가진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가치주'란 정의는 의미를 너무 단순화해 '오해'를 넘어 '잘못되었다'.

그러나, 가치주를 저PER주 또는 저PBR주로 정의내렸을 때의 이점도 있다. 바로, 투자업게와 언론 또는 연구와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분에게 유리하다. 그들은 '불완전한' 정의와 기준이라도 존재하는 게 좋다. 펀드 또는 ETF를 만들 때 '가치주 스타일 펀드'라고 해야 영업과 마케팅에 유리하다. 언론도 '가치주 시대가 도래했다', '가치주의 몰락'과 같이 불완전한 정의라도 있어야 전달하는 바가 뚜렷해진다. 연구와 교육도 이와 같은 이유로 가치주에 대해 불완전할 지라도 기준과 정의를 내리길 원한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가치주' 또는 '가치주 스타일'은 투자자를 위한 정의가 아니다. 투자 수익과는 별개로 돈을 버는 또는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집단을 위한 정의다.


성장주에 대한 환상

성장주는 미래의 기업이익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예상돼 '고평가'를 받는 종목을 말한다고 한다. 여기서 '고평가'란 일반적으로 '고PER' 또는 '고PBR'을 뜻한다. 즉, 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고PER과 고PBR도 괜찮다다. 높은 성장률이 곧 PER과 PBR을 낮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을 가져야 한다. '성장세가 높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성장'을 말하는 걸까? 매출액이 30% 이상 증가하면 성장주라 할 수 있는가? 순이익이 30% 이상 증가하는 종목을 성장주라 불러야 할까? 이에 대해 투자업게와 언론 등은 정의를 분명히 했는가? 가치주보다 정의가 더 모호하다.

투자자는 '성장'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이 성장이란 단어가 '주가 상승'을 강하게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장'이란 단어에 끌리고, '성장주'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된다. 무엇이 성장주인 지 아무도 정확히 답을 내리지 못했음에도 그렇다.

학문적으로도 '성장'에 대한 정의는 제각각이다. 그래서 성장주 스타일을 추구한다는 건 마치 없는 실체를 쫓는 것과 같다. 성장주에 대한 '환상'이다. 어쩌면 성장주 또는 성장주란 개념은 가장 모호하며, '쓸모가 없어' 버려야할 지도 모른다.


버려야 진정한 투자가 보인다

투자는 '복잡계'다. '가치주 = 저PER', '성장주 = EPS 성장률 높은 종목'으로 '단순하게' 정의할 수 없다. 앞서 말했듯이 이렇게 단순화하는 것은 투자가 아닌 '다른 목적'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다른 목적이 그들에게 '이득'이 된다.

먼저,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이 '스타일 구분' 또는 '정의'부터 버리자. 더 정확히 말하면, 무슨 말인지 알고는 있되, 사용하지 말자. 그리고 정의를 다시 세워보자.

일반적으로 말하는 '가치주 스타일'에서 말하는 가치와 '가치투자자' 또는 '합리적 투자자'가 말하는 가치는 다르다. 가치투자 또는 합리적 투자에서 '가치'는 회사의 '내재가치'를 뜻한다. 그리고 이 내재가치는 복잡한 개념이다.

출처: 인베스토피디아

 

인베스토피디아에 나온 내재가치(Intrinsic Value)를 살펴보자. 먼저, 내재가치는 객관적 또는 복잡한 금융 모델로 계산한 수치를 뜻한다. 또 다음 문단에서 중요한 내용이 나온다. '내재가치는 회사의 근본적인 가치와 현금흐름을 정의하고 계산한 결과다'.

내재가치는 '근본적인 가치'와 '현금흐름'이란 중요한 두 단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주'를 저PER과 저PBR로 정의하는 게 잘못됐다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저PER과 저PBR로 가치주를 찾는 건 모두 반쪽짜리다.

먼저, 저PER은 '순이익'으로 계산한다. 그런데, 내재가치 계산에서 더 중요한 건 '현금흐름'이다. 또, 이 현금흐름은 '미래의 현금흐름'을 말한다. 정리하면, 회사의 가치는 미래의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계산해야 한다. PER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과거'의 '순이익'은 가치의 정의와 맞지 않다. PER로 가치주를 찾는 건 애당초 틀렸다.

다음으로, 저PBR은 '회사의 근본적인 가치'와 관련이 있다. 그리고 저PER보다는 좀 더 올바른 정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근본적인 가치'는 PBR 계산에 사용하는 '순자산'과 다르다. 순자산은 재무상태표에서도 '자본'만을 뜻한다. 그러나, 회사는 자본뿐만 아니라 부채도 갖고 있으며, 자본과 부채을 다양한 자산 형태로 보유한다. 그리고 그 자산은 여러가지 조정 작업을 통해 '진정한 가치'가 계산된다. 역시나 PBR로 '진정한 가치'를 찾는 건 불가능하다.

정리하면, 내재가치는 회사가 가진 자산의 '진정한 가치'와 '미래 벌어들일 현금흐름'을 측정해 계산한다. 이렇게 내재가치를 계산한 후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가와 비교해 투자하는 것이 '가치투자' 또는 '합리적 투자'다. 그리고 이는 '가치주'와 '성장주' 스타일 모두를 내포한다. 즉, 애당초 스타일을 '가치주'와 '성장주'로 나눌 필요가 없다.

앞서 말한 가치주의 정의 '회사의 가치대비 주가가 싼 종목'은 사실 '투자의 정의'다. 그리고 투자자가 정말 알아야 할 단 하나의 정의기도 하다. 이제는 '가치주'와 '성장주'에 집착하지 말자. 내가 투자할 종목은 그 두 가지 뜻을 모두 가진 '가치성장주' 하나 뿐이다.

사실 나는 가치주와 성장주를 별개의 투자 형태로 정의하는 이분법적 구분에 동의하지 않는다. 가치주든 성장주든 결국 기업 '가치'에 무게를 두고 향후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이기 떄문이다. 다만 그 가치의 중점을 어디에 두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뉴욕주민의 진짜 미국식 주식투자, 뉴욕주민 지음

 

출처: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