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알콜, 재미없는 좋은 주식

한국알콜 주가를 보면서 '참 재미없다'는 생각을 했다. 2011년부터 2019년 말까지 주가는 2배 상승한 게 끝이다. 같은 기간 주당순자산(BPS)도 딱 2배 상승했다. 즉, 2019년까지 한국알콜은 시장에서 딱 자산 불린만큼 평가받았다.

[표] 한국알콜 월봉차트(2011~현재)

 


주가에 큰 변화가 나타난 것은 작년이다. 코로나로 인해 '알콜 = 소독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한국알콜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놓고 '알콜 회사'다. 즉, 한국알콜은 코로나 관련주라고도 할 수 있다.

2020년 거래량을 보면, '이례적으로' 거래량이 많았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코로나 초창기에 거래량이 많았다. 이후 코로나 이슈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거래량은 대폭 줄어들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정리하면, 한국알콜은 작년 코로나 이슈를 제외하면 거래량도 주가도 조용한 종목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

■ 성장 매력은 없다
한국알콜을 '성장주'라고 하긴 애매하다. 한국알콜의 매력은 '안정성'이다. 우리가 마시는 술에 들어가는 알콜 제품은 국가에서 특정 업체에 할당하는데, 총 9개 업체가 있다. 한국알콜은 그 중 하나다. 9개 기업이 시장의 9~10%를 나란히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 소주 시장의 성장 매력은 0로 가깝다. 한국알콜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코로나를 제외하면 주정회사는 지난 2015년 순하리 열풍으로 잠깐 '반짝'한 게 전부다.

한국알콜 매출에서 주정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7.3%다(1분기 기준). 나머지 매출은 자동차, 선박, 건설에 쓰이는 초산에틸, 초산부틸과 컬러 페이스트(Color Paste)가 차지한다. 세부적으로 초산에틸과 부틸이 66.6%, 컬러 페이스트가 3.8%다.

또한, 한국알콜의 매출 대부분은 '내수 시장'에서 발생한다. 구체적인 수치로는 88%다. 즉, 환율은 한국알콜 분석에 크게 신경쓸 요소는 아니다.

■ 자산 부자
1분기 개별 기준 한국알콜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383억원 가지고 있다. 순유동자산은 1239억원이다. 26일 기준 한국알콜 시가총액이 2992억원이다. 즉, 순유동자산이 41%다.

추가로 한국알콜은 상장사인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지분 26%를 가지고 있다. 26일 기준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시가총액은 5008억원이다. 한국알콜 지분가치는 1302억원이다.

정리하면 순유동자산 1239억원과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지분가치 1302억원을 합하면 2541억원으로 시가총액의 84.9%를 차지한다. 단순 계산으로 현재 한국알콜을 사면, 실질적으로 2078원만 지불하는 셈이다. 이는 1년 EPS와 비슷한 수준으로, 1년만 지나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 성장 키워드는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먼저, 한국알콜 매출의 66%를 차지하는 초산에틸과 초산부틸의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해당 제품은 자동차, 선박, 건설에 쓰이는 데, 해당 산업 모두 향후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주가가 오르기에는 부족하다.

결국, 자회사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성장하고, 한국알콜의 지분가치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어야 한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소재인 프로세스 케미칼, 화인케미칼, 칼라페이스트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한국알콜보다는 분명 성장에 있어 더 '매력적'이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사 리포트에 따르면 2분기까지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연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 -4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 투자전략
한국알콜 투자는 '한국알콜의 안정성'과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성장성'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알콜이 가진 자산과 매출의 안정성을 감안한다면, 현재 주가는 투자 후 1년이면 '본전'을 거둘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다만, 향후 한국알콜의 주가 상승은 자회사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실적 회복과 주가 상승에 달렸다고 본다.

현재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실적은 '바닥'에 근접했다고 생각한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실적 회복으로 주가가 오르리라 생각한다. 결국 한국알콜 주가는 한동안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빠르면 올해 말, 넉넉잡아 내년은 되어야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알콜에 대한 큰 기대보다는 차분하고 여유있는 마음을 가지고 봐야 투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방을 막을 재원은 충분하니, 시간을 갖고 위를 봐야겠다. 그게 자신없다면, 다른 종목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