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건설, 과거의 영광을 찾을 수 있을까

6일 하나증권에서 발간한 DL건설 리포트다. 제목은 '가뭄에도 자라는 나무가 있다'. 투자의견과 목표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DL건설의 4분기 실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매출액 6961억원(YoY 9.8%)

- 영업이익 301억원(YoY -49.5%)

- 영업이익률 4.3%

 

이 실적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다. 리포트에 따르면 이번 실적에서 별다른 충격없이 3분기와 유사한 마진을 기록했으며, 연초 착공한 주택 현장에서의 빠른 매출 기여가 있던 것으로 판단했다.

 

작년 주택 착공은 1만1447세대이며, 신규 수주는 3.2조원이라고 한다. 이중 주택건축은 2.9조원이다.

 

올해 매출액은 다음과 같이 추정했다.

- 매출액 2.3조원(YoY 19.7%)

- 영업이익 1108억원(YoY 36.7%)

- 영업이익률 4.7%

 

주택 건축부문에서의 매출액 증가가 전사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았다. 해당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가 밝힌 가이던스는 다음과 같다.

- 매출액 2.4조원

- 수주 3조원

- 주택착공 1만1900세대(도시정비 8200세대, 수도권 9600세대)

 

리포트를 작성한 김승준, 하민호 연구원은 "현재와 같이 좋지 않은 분양 환경 속에서 분양세대 수가 많다는 것이 우려가 될 수 있으나, DL건설은 사전에 리스크를 관리했다"며, "DL건설은 과거 법정관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택 수주 시 기성불로 진행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참고로, 기성불은 PF(Project Finance)를 통해 공사비를 확보하고 공사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DL건설은 분양에 대한 책임이 없다. 미분양으로 현금흐름이 막혀도, DL건설은 공사비를 기확보했기 때문에 유동성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한다.

 

작년 12월말 기준 DL건설 현장의 미분양은 1323세대이나, 대부분이 기성불이기에 공사비를 못받을 우려는 없다고 한다. 또, 맡은 바 현장을 완공하면 편하게 실적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두 연구원은 "올해 실적 추정치 기준 PER은 3.7배이며, 부채비율 74.9%, 순현금 4369억원의 건강한 재무상태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 리포트를 읽은 후

복잡한 생각이 많이 드는 종목이다. 건설주 중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종목이라 생각하지만, 크나큰 단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국내 건설시장에서만 돈을 벌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국내 부동산 시장이 좋지 못할 땐 실적이 크게 빠진다. 이런 한계를 극복할 방법이 딱히 없다.

 

DL건설의 실적은 사이클을 많이 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다행히 지금까지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빠지면서 수익률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건 맞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이 모습에 주의를 해야 한다.

 

다행인 점은 실적이 빠진 만큼 주가가 빠졌다는 점이다. 투자지표가 나빠진 만큼 주가가 빠졌다. 다만, 같이 빠졌기 때문에 '좋은 기업을 싸게 산다'는 개념은 아니다.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며 사는 종목이 되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다면, 건설주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종목이 될 것이다. 반대로, 과거의 영광을 찾지 못하거나, 그 기간이 너무 오래되면 크게 고생할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복잡하다. 그리고 어렵다. 평소에도 개인투자자가 건설주에 투자하는 걸 추천하지 않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은 '더 추천하고 싶지 않다'.

 

본인이 건설주에 대한 지식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으며, 노력해 최적의 타이밍을 잡거나 그에 걸맞는 투자전략을 짤 수 있다면 도전해보시길. 물론, 그만큼 하는 사람은 어떤 종목도 스스로 잘하겠지만.

 

※ 해당 글은 종목 추천을 위한 글이 아닙니다. 리포트를 읽고, 그 내용을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쓰여진 글입니다. 또, 이 글은 리포트를 읽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본인 스스로에게 있으며, 남탓을 하다간 인생이 피곤하고 투자도 제대로 되지 않을 것입니다. ​

 

그보다는 이 글을 본인에게 도움이 될 방향으로 잘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