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무겁다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최근 리포트 2개를 살펴보고자 한다. 27일날 발간된 이베스트 '2Q22 영업적자 예상', 28일 나온 하이투자 '접어야 산다'.

■ 리포트 제목 요약
1. 2Q22 영업적자 예상 (이베스트)
- 2Q22 영업적자 예상
- 2H22 주가 상승을 위해 필요한 것
- 투자의견 Hold 유지, 목표주가 1만8000원 하향

2. 접어야 산다 (하이투자)
- 2Q22 전 사업부문의 부진으로 적자전환 예상
- OLED TV 사업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LCD 라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 매수 투자의견 유지하나 목표주가 1만8000원 하향 조정

■ 2분기 실적 부진과 그 원인은?
두 회사가 예상한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5.9~6.1조원 영업적자 2950~3470억원이다.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 공통점이다.

그러나, 영업적자에 대한 분석은 차이가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패널 출하량이 소푹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낮은 가동률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영업손실이 예상된다고 한다. 또한, LCD TV 패널은 공급 과잉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 하락세가 이어져오고 있다고 한다. P-OLED 패널 출하량도 비수기 진입에 따른 재고 조정 영향으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베스트는 출하면적 감소, 평균 판가 하락, 수요 부진, 상하이 봉쇄로 인한 물류 지연이 영업손실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LCD 패널 가격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주가 현황을 보면 이러한 실적 부진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이후의 실적 방향을 잡는 게 중요한 이유다.

■ LG디스플레이가 살아나려면
두 증권사는 두 가지 공통된 주장을 하고 있다. 먼저, LCD 패널 가격 하락 안정이다. 현재 LCD 패널 공급이 과잉이 된 상황으로, 공급에 대한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이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공급과잉의 원인 중 하나인 중국 기업들이 가동률 조정 의지가 과거 대비 낮은 상황이라고 한다. 오히려 중국 업체들은 LG디스플레이의 가동률 조정을 바라고 있는 상황으로 '치킨게임' 형국이다. LCD 패널 가격 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OLED 패널이다. 이베스트는 OLED 패널 출하가 기존 계획인 1000만대에서 800만대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라인의 가동률 조정이 진행되고 있으나, 이는 충분한 조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덧붙여 '근본적인 원가절감 방안이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OLED TV 패널 수요는 결국 LCD TV 세트 가격이 반등해야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TV는 가격 민감도가 큰 제품이라, LCD TV 가격 하락이 OLED TV 수요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결국, LCD 구조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실적이 정상화될 것으로 결론내렸다.

■ 무겁다
두 리포트를 보면서 '무겁다'고 느꼈다. 기업 실적 분석은 P(가격), Q(수량), C(비용)으로 구분해서 하는데, 이 모든 부분에서 다 막혀있는 느낌이다. 

LG디스플레이와 같은 기업은 새로운 기술의 패널을 개발한 초창기에는 P가 극도로 높고, Q가 극도로 낮은 상황에서 시작을 한다. 이때는 개발비가 많이 들어가고, Q가 아직 뒷받침되지 않아 돈을 크게 벌기 힘든 단계다. 그러다, 생산의 효율성이 높아져 P가 서서히 낮아지고, 그보다 빠르게 Q가 증가하면서 '규모의 경제'로 손익분기점(BEP)를 넘어서는 단계가 온다. 이러한 시간이 길게 지속될수록 회사는 돈을 많이 벌게 된다. 

P가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Q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태를 유지하려면 '경제적 해자'가 강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경쟁사가 따라할 수 없을 정도로 기술력이 좋거나, 브랜드의 가치가 높은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이런 경제적 해자가 낮을수록 돈을 크게 벌어야할 때 못 벌게 된다. 그리고 이는 많은 비용들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음 단계는 P가 계속 떨어지면서 Q가 떨어지는 단계다. 사이클상 '쇠티기'라고도 한다. 이때는 기존 제품으로는 돈을 벌 수 없는 단계다. 잘못하면 팔수록 손해보는 단게기도 하다. 이때 새로 개발된 신제품이 있다면, 다시 첫번째 단계로 돌아갈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체는 위와 같은 제품 사이클이 돈 벌기 쉽지 않게 되어있다. 먼저, 개발비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개발비와 생산비를 회수해야 하는데, 중국 업체들의 공세와 기술 발전으로 회수 기간이 굉장히 짧아졌다. 그렇다고 개발 기간을 혁신적으로 땡기기는 어렵다. 기술 혁신은 그리 간단하고 쉽게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총체적 난국이다. 어쩌면 LG디스플레이의 이러한 노력덕분에 LG전자와 다른 전자기기 회사가 돈을 버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또, 이러한 종목(LG디스플레이가 대표적)에 투자하는 건 '사서 고생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