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피지, 알아만 두자

에스피지는 기어드 모터(Precision control geared motor) 제조 회사다. 이 모터는 가전기기와 산업 자동화 시스템에 사용된다.

26일 발간된 신한투자증권 리포트 '2023 혁신 Star'에 따르면, 올해 예상 매출액 기준 매출 비중(별도)은 다음과 같다.

- AC 모터 44%
- 컨덴서/컨트롤러 24%
- BLDC모터 15%
- DC모터 6%
- 기타 11%

신한투자증권 오강호, 원재희 연구원은 "산업 트렌드 변화 수혜 업체다"고 에스피지를 설명했다. 회사의 생산 제품인 기어드 모터는 "소형 모터에 기어 박스 세트를 부착하여 운반이나 무거운 물체를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로봇 시장 개화 속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주요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두 연구원은 "최근 협동 로봇, 다관절 로봇 등에 대한 수요 증가가 시장 성장을 가속화하는 중"이라며, "SR(산업), SH(협동) 등 초정밀, 고토크용 로봇용 감속기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고 분석했다. 정밀 감속기 부문 설비 능력은 기존 2만대에서 올해 7월 약 5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또, "산업 자동화 부문 성장 동력도 충분하다"며, "모터 시장 진입을 통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 중이다"고 분석했다.

2023년 실적에 대해서는
- 매출액 4497억원(YoY 4%)
- 영업이익 292억원(YoY 7%)
- 영업이익률 6.5%

로 예상했다. 2023년 하반기부터 로봇 관련 고성능 제품 수요 또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대표 로봇 부품 업체로 성장성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리포트를 읽은 후
개인적으로 산업 자동화에 대한 관심은 이상하리 만큼 적다고 생각한다. 또,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은 늦게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다만, 로봇 산업은 아직 '수익을 내는'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아직은 상용화로 돈을 버는 분야라기 보다는 '개발'로 수익성이 낮은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에스피지를 제대로 분석하기 위한 시작점이라 생각한다.

에스피지의 실적은 현재 산업 자동화에서 올린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로봇 산업 성장은 향후 '성장 동력'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를 분명히 구분해야 제대로 투자할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주가의 상승이 산업 자동화와 로봇 중 어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지 파악하기 위함이다. 현재는 '로봇' 이슈에 따라 주가가 상승한 측면이 강하다. 이는 미래 로봇 관련 실적이 잘 나와야 '본전'이 된다. 반대로 성장 속도가 느리거나, 실제 실적을 내는데 시간이 걸린다면 주가 급락이 나올 수 있다.

두 번째 주의해야 할 점은 생각보다 실적 성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2023년 실적을 보면 성장률이 크지 않고, 영업이익률도 높지 않다. 성장률과 수익성에서 큰 이점이 없기 때문에 PER 또는 PBR이 높을 이유가 없다. PER의 흐름을 보면 2022년 15.5배 → 2023년 16.4배 → 2024년 13.9배로 절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없으나, 성장성과 수익성을 봤을 땐 싸게 사는 수준은 분명 아니다.

현재 에스피지 투자에 대한 가장 큰 위험은 '로봇 이슈'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슈는 돌고 돌며, 언젠가 사라질 것이다. 만약 현재의 주가가 '산업 자동화'를 주목에 올랐다면, 단단한 상승이라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시장의 흐름을 잘못타면 투자금을 크게 잃을 수도 있다.

결국, 트레이딩 전략으로 이 기업을 지켜보는 게 좋겠다. 매수 후 보유 전략을 하기엔 적절한 시점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다만, 로봇 산업 성장에 대한 공부는 계속해야 하며, 이 기업 또한 그런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 추가로 주의할 점
최근 리포트를 보니 시장의 이슈인 '로봇'과 'AI 챗봇' 관련주에 대한 리포트가 많다. 이 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리포트를 읽어보는 것은 좋으나,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이 리포트들은 진흙 속 진주를 찾기 위한 활동이기 보다는(= 투자를 위한), 콘텐츠로서의 가치(= 주목도가 높은 주제에 대한)가 높다.

산업의 변화, 나아가 세상의 변화에 대해 알아가는 건 좋다. 다만, 투자는 결국 '싸게 사야' 돈을 벌 수 있다. 그리고 싸게 사려면 '역발상'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시장의 이슈 또는 흐름과 함께 하는 건 '트레이딩' 전략으로서 가치가 있다.

만약, 내가 주식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매수/매도를 위한 판단과 행동을 신속·정확하게 할 수 있다면 해당 이슈들에 대한 리포트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현재 나한테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 지, 이 리포트들이 나한테 어떤 가치가 있는지 정확히 분간해 사용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