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 큰 파도를 한 번 타볼까

싱숭생숭. 조선업을 보면 생각나는 단어다. 먼저, 투자지표로 '딱' 매력적인 종목을 찾기 힘들다. 조선업의 특징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낮다.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한국카본인데, 그 수치가 11%다. 개인적으로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조선주'는 나와 인연이 없다.

현재 조선업의 실적은 부진하다. 아래 표에서 '빈 칸'은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이 마이너스라는 뜻이다.  다만, 조선업의 '회복'을 기대하는 눈은 많다. 오랜 기간 실적이 부진했던 '철강주'가 살아나듯, 조선업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철강주와 같은 산업은 회복할 때 크게 기지개를 켜듯, 조선업도 그러리라 생각하는 것이다.

(아래 표의 모든 지표는 지난 금요일(7일)을 기준으로 한다)

이 글에서 살펴 볼 '케이프'는 3분기 실적 기준 조선업 중 가장 매력적인 종목이다. 순이익률을 제외하면 4개 항목 모두 상위 9개 기업 평균보다 높았다. 아래 실적을 보면, 2016년 이후 실적이 2년마다 점프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크게 상승했다.

최근 실적이 크게 상승한 것은 2가지 요인으로 보인다. 먼저, 조선업의 회복이다. 이는 영업이익 부분이 증가한 것으로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순이익의 증가는 자회사 케이프투자증권의 호실적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2가지 요인으로 향후 실적을 예상해보자. 먼저, 증권업이다. 증권업은 향후 실적이 꺾일 가능성이 크다. 증시는 지난 2년간 유동성 장세로 강하게 상승했는데, 최근 그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유동성의 증가는 '물가 상승'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제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때가 되었고,  각국은(특히, 미국) 유동성 축소(=테이퍼링)와 금리 인상을 시작 또는 시작할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기 시점에서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자회사의 실적 부진은 아쉽지만, 모회사인 케이프에 대한 실적은 기대된다. 우리나라 조선업의 맏형인 현대중공업이 새해 들어 3조원의 수주를 성공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케이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다.

☞ 3조 '싹쓸이 수주'에도 웃지 못한 현대重

물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조선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이슈가 될 수 있다. 다만, 해당 이슈로 인한 주가 하락은 오히려 조선주 비중을 높일 기회라고 생각한다. 향후 실적은 증가할 전망인데 주가가 하락한다면, 이보다 좋은 '매수 기회'가 어딨겠는가. 

조선업 투자는 고P/E일 때 사고, 저P/E일 때 매도하는 게 더 적정한 타이밍이라고 한다. 산업 사이클을 크게 탄다는 점과 P/E가 과거 실적이라는 점을 적절히 이용한 전략이다.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봤을 때, 현 시점이 조선업을 살 타이밍이다. 그리고 이렇게 큰 파도가 올 때는 큰 배를 준비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본다. 조선업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가졌다면, 대형주 중심의 투자를 하는게 좋다고 본다. 만약 2개 종목을 고를 수 있다면, 대형주를 바탕으로 중소형주 중 '나만의 매력'을 가진 종목 하나를 곁들이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케이프는 그런 종목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