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따라해봄', 신용평가사 내재가치 계산

'닝겐자이라' 님이 '신용평가사'들을 상대평가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을 재밌게 보고 나도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신용평가 기업들의 주식 가격 (상대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디앤비, 이크레더블, NICE평가정보 (닝겐자이라 블로그)

먼저, 닝겐자이라님의 글을 내 마음대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 가장 저평가된 종목 = 나이스디앤비
- 현금성 자산이 가장 많은 종목 = 나이스디앤비
- 폭탄 배당 가능성이 높은 기업 = 한국기업평가
- 미래 이익 기준으로 가장 매력적인 기업 = NICE평가정보

나도 닝겐자이라님처럼 4개 기업에 대해 내재가치를 계산하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봤다. 먼저, 내재가치를 보자. 4개 기업 중 가장 저평가된 종목은 '나이스디앤비'다. 나이스디앤비의 내재가치는 1만8000원으로, 현 주가와 2배가 차이 난다.


반면, 가장 고평가된 종목은 NICE평가정보다. NICE평가정보의 내재가치는 1만8700원으로, 현 주가와의 괴리율은 28%다. 한국기업평가와 이크레더블의 괴리율은 각각 62%, 60% 수준이다.

위 내재가치는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RIM(잔여이익모델, Residual Income Model)을 사용해 계산했다. 즉, 위의 내재가치와 이에 따른 괴리율은 투자지간 10년을 내다보고 계산됐다고도 할 수 있다. 단순히 괴리율만 봤을 때 현 주가가 굉장히 저렴해보일 수 있지만, 투자기간 1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괴리율'이 커보이지 않을 수 있다.

추가로, 위 4개 기업의 내재가치를 10년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이 기업이 '안정적인 실적'을 내기 때문이다. 만약, 실적의 증감 폭이 크다면, 이와 같은 내재가치 계산법은 유용하지 않을 수 있다.

만약, 기업이 시나리오대로 돈을 벌고, 주가는 기업의 이익에 따라 올라간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위 5년, 10년 CAGR(연평균성장률)과 투자자의 목표 수익률이 같은지 비교해봐야 한다. 위 기업의 내재가치는 10년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계산한 것이기 때문에, 10년 연평균성장률과 나의 목표수익률을 비교하면 된다.

나의 목표수익률이 10%라면, 위 기업 중 이를 만족하는 기업은 없다. 위 4개 기업이 예상과 다르게 더 많은 돈을 벌어 5년만에 목표치를 달성해야 두 기업(한국기업평가, 나이스디앤비)이 목표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

정리하면, 현재 신용평가사는 보통의 투자자가 목표로 하는 수익률 이상을 달성해 줄 후보군이 아니다. 다른 매력이 없다면, 또는 목표수익률을 낮추지 않는다면 위 4개 기업에 투자하는 건 옳지 않다.

그렇다면, 다른 매력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실적 안정성과 배당일 것이다.

작년 연간 배당금 기준 배당 수익률을 살펴보자. 모든 기업이 배당을 지급하는 가운데, 배당 수익률이 괜찮은 수준이다. 참고로, 이크레더블은 지난해 '폭탄 배당'을 실시해 배당 수익률이 엄청 높다. 현실적으로는 약 4~5%대 배당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마지막으로, 4개 신용평가사의 투자지표를 살펴보자. 나이스디앤비를 제외하면, P/E는 비슷한 수준이다. P/B는 이크레더블이 크게 높은데, 그만큼 ROE가 높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P/B와 ROE의 조합으로 비교해보면, 나이스디앤비가 저평가, 나머지 기업이 비슷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 결론
나도 닝겐자이라님처럼 '나이스디앤비'가 여러모로 '저평가'되었다고 결론내릴 수 있겠다. 다만, 닝겐자이라님은 NICE평가정보가 미래 이익 기준 가장 매력적이라고 평가내렸는데, 이 부분은 생각이 다르다. 난 NICE평가정보의 미래 성장 매력이 한국기업평가, 이크레더블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다고 생각한다. 결국, 난 나이스디앤비를 제외한 3개 기업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결론내렸다.

나이스디앤비는 분명 여러 데이터상 '가장 저평가'된 종목이다. 다만, 고착화된 신용평가 서비스 분야에서 '저평가도 고착화'된 게 아닌가 싶다. 산업에서 큰 변화의 바람이 없고, 성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상황에서 '배당'에 눈길이 갈 것이고, 배당 매력은 한국기업평가와 이크레더블이 매력도가 높다. 이에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두 NICE 그룹주는 상대적 저평가를 받는다고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자산을 적극적으로 증식시키고자 도전하는 분께는 위 4개 기업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안정적인 배당 또는 포트 전략상 안정감을 더해줄 종목이 필요한 분께 적당한 투자 후보라고 생각한다.

물론, 상황의 변화에 따라 나의 분석이 내일이라도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