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와 커피 선물의 관계

커피 원두 재고량이 22년만에 최저라고 한다. 이에 커피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기사다. 또한, 커피 원두 가격은 지난해 76% 급등해 10년 만에 최고치에 올랐으며,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 커피값 오르나…세계 커피 재고량 22년 만에 최저 (연합뉴스)

이 기사를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르면 스타벅스 주가는 오를까? 아니면 떨어질까? 데이터를 보기 전 생각해보면, 스타벅스에게 커피 원두는 '원재료'다. 원두 가격이 오르면 원재료비가 오르기 때문에 '실적'이 나빠질 것이다. 이에 주가도 하락할 것이다. 즉, 커피 원두 가격과 스타벅스의 주가는 '반비례' 관계여야 한다.

그러나, 인생이 간단하지 않듯이 스타벅스 주가와 원두 가격의 관계가 이렇게 간단할 리 없다. 두 가격의 관계를 더 깊게 생각해보면, 스타벅스는 원두 가격이 오르면 커피 가격을 올릴 것이다. 이를 '가격 전가'라고 한다. 그런데, 스타벅스가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졌다면(또는 다른 경쟁력을 가졌다면), 원두 가격보다 커피 가격을 더 올릴 수 있다. 향후 커피 가격이 오를 것을 예상해 미리 올린다고 설명하면 되니깐. 물론, 차별적 경쟁력이 없다면, '가격 전가'를 쉽게 하지 못한다. 

정리하면,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르면 스타벅스의 '원재료비'가 상승할 것이다. 다만, 스타벅스는 '차별적 경쟁력'이 있어 오른 원재료비를 판매가에 녹여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원재료비 상승을 바로 제품 가격이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두 가격 사이의 '시차'가 존재할 것이다. 

추가로, 스타벅스 실적은 커피 원두 가격뿐만 아니라 다른 비용(인건비, 매장 운영비 등)이 작용한다. 나아가 스타벅스 주가는 시장의 심리, 경제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다. 즉, 더 복잡하다. 이를 감안하면서 데이터를 봐야할 것이다.

커피 원두 가격과 스타벅스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5년치 데이터를 정리해보았다. 그리고 이를 지수화해 두 가격의 '움직임'을 비교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지수화는 두 가격을 첫 날에 100으로 통일한 후, 등락률에 따라 계산하는 것이다. 

그래프를 보면, 두 가격은 '반비례'인 적도 '정비례'인 적도 있다. 즉, 시기마다 달랐다. 최근에는 두 가격이 강한 '반비례'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그래프] 커피 3개월물&스타벅스 주가


실제 2022년 들어 두 가격의 상관계수는 -0.72로, 강한 반비례 관계를 보여준다. 과거 5년 데이터를 보면, 두 가격은 강하지 않은 정비례 관계였다. 과거 3년동안의 상관계수는 0.71로, 커피 상품 가격이 오르면 스타벅스 주가도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이런 관계가 최근 들어 서서히 깨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강한 반비례' 관계를 보여준다. 

참고로, 상관계수는 -1부터 1까지 범위를 가진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반비례 관계를, 1에 가까울수루고 비례 관계를 가진다. 한편, 상관계수가 0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의 관계가 '의미없음'을 뜻한다. 

[표] 커피 3개월물과 스타벅스 주가의 상관관계 


위에서 '커피 원두 가격'은 '원재료비'라고 했다. 이에 스타벅스 실적과 주가는 커피 원두 가격과 반비례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그래프에서 살펴봤듯이, 커피 원두 가격과 주가는 상황에 따라 관계를 달리 했다. 그렇다면 실적은 어떨까? 실적은 커피 원두 가격과 더 관계가 높지 않을까?

그러나, 원두 가격과 스타벅스 실적의 관계는 뚜렷하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원두 가격이 상승했을 때, 실적이 더 잘나오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다. 이 부분은 보고서를 통해 자세히 뜯어봐야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프] 스타벅스 연간 실적


정리하면, 원두 가격의 상승은 시기에 따라 스타벅스 주가와의 관계를 달리 한다. 현재는 '반비례 관계'가 강하다. 만약, 둘의 관계가 돌고 돈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둘의 관계는 '정비례'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이슈는 스타벅스 주가가 다시 상승하며 '정비례' 관계를 만들면 주주입장에서는 좋을 것이다. 반대로 커피 원두 가격 상승이 꺾이면서 정비례 관계로 변한다면, 스타벅스 주가는 하락을 지속할 것이다.

반대로, 커피 원두 가격과 스타벅스 주가가 상식에 더 가까운 관계인 '반비례' 관계를 유지한다면, 커피 원두 가격이 꺾이는 순간이 스타벅스를 매수할 시기일 것이다. 커피 재고가 한동안 계속 부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인내'하며 때를 기다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스타벅스 분기 실적도 살펴봤다. 최근 실적 성장률을 보면 희석 EPS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스타벅스의 과거 실적 흐름을 보면, '안정적'으로 성장한 기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현재의 가파른 상승은 꺾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런 요소가 다른 요소보다 현재의 주가 조정에 더 큰 영향을 준건 아닐까. 즉, 시장 참여자들은 스타벅스 실적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프] 스타벅스 분기 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