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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구글은 성장주가 아니다

투자뱅커 2023. 2. 4. 12:44

6일 한국투자증권에서 나온 알파벳(GOOGL) 리포트다. 제목은 '움직이기 시작하는 AI 최강자'.

 

알파벳의 4분기 실적은 다음과 같다

- 매출액 760억 달러(YoY 1%)

- 영업이익 182억 달러(YoY -17%)

- 영업이익률 23.9%

 

이 실적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다. 사업부문별 매출 실적에 대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광고 590억 달러(YoY -3.9%)

- 검색광고 426억 달러(YoY -1.6%)

- 유튜브 광고 79억 달러(YoY -7.8%)

- 클라우드 73억 달러(YoY 32%)

 

리포트를 작성한 정호윤 연구원은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챗-GPT 투자와 사업 계획에 자극을 받았다"며, "구글은 AI 기반의 기술 상용화에 비교적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으나, 이번 컨퍼런스 콜을 통해 생성 AI인 람다를 기반으로 한 챗 봇 등 AI 서비스를 하나씩 상용화해 나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또, "AI 기반의 언어 모델을 검색에 적용함으로써 검색 품질을 향상시켜 검색 광고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켜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에 대해서는 "여전히 역사적 최저 수준이며, 업계 최고 수준인 구글의 AI 기술력이 확인된다면 충분히 리레이팅 또한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 리포트를 읽은 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 개인적으로 투자자로서는 MS를 구글보다 선호한다. 구글이 일상 속에 더 친밀한 기업인 건 맞으나, MS가 더 단단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자는 인기보다는 '이익'을 더 내는 기업에 관심을 더 가질 수 밖에 없다.

 

다만, 검색과 관련된 사업부문은 구글이 앞서나가는 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MS의 챗-GPT 전쟁은 '올바른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뒤쳐진 자가 앞선 자를 따라잡으려면 '과감해야 한다'. MS가 그런 '기선 제압'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기선 제압으로는 상대를 이길 수 없다. 그만한 실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MS는 구글과 대적할 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B2C 영역에서 MS는 오랜기간 구글에 밀렸다. MS는 판세를 뒤집기 위해 '과감했고', 구글은 더 늦기 전에 '수성하기 위한' 자세를 취했다. 이 전쟁이 아주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구글 투자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며 마무리 하겠다. 많은 투자자가 구글을 '빅테크'로 묶어 '성장주'로 분류한다. 개인적으로 이 의견에 반대한다. 현재 구글은 성장 매력보다는 돈을 안정적으로 수금하는 기업으로 분류해야 한다. 구글이 다시 '성장주'로서의 매력을 뽑내려면 대단히 큰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

 

구글이 가진 기술력에서 나온 테마성 단어들인 'AI, 딥러닝 등'은 미래를 바꿀 기술인 건 맞다. 다만, 그 기술이 '실적으로 찍히기 까지'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릴 것이다. 만약 스타트업이 그 기술을 상용화시킨다면 우리는 깜짝 놀랄 것이고, 그 기업은 한동안 놀라운 성장 흐름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구글의 기술 개발은 '세계의 눈'이 보고 있다. 그리고 그걸 계속 지켜보면 기술 성장 속도가 느려 보인다.

 

결국 생각과 시각의 차이다. 다만, 확실한 건 '실적'으로 확인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며, 어쩌면 영원히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구글을 '성장주'로 봐서는 안되는 이유다.

 

어쩌면 대형주 중에서 '성장주'로 볼 만한 기업은 없을 지도 모른다. 그들이 성벽을 처음 쌓을 때는 쌓이는 속도가 보이기 때문에 '성장주'로서의 매력이 물씬 느껴진다. 그리고 실제 그렇다. 그러나 그 성을 완성하고 나면 유지, 보수에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유지, 보수하는 기업을 성장한다고 볼 수 없다. 구글이 그렇고, 수많은 빅테크 기업들이 그렇다.

 

진정한 성장주를 찾고 싶다면, 대형주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만약 대형주가 성장하는 것을 보고 싶다면, 기존 비즈니스가 망가진 후 복귀하는 과정을 거치면 된다. 이것이 자본시장에서 중요한 '창조적 파괴'고, 대형주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물론, 기술의 발전이 대형주의 성장 발판이 되기도 한다. 다만, 같은 성장 발판이라도, 구글이 하는 것돠 스타트업이 하는 것은 성과가 반짝이는 정도가 완전히 다르다.

 

남들과 빠르게 자산을 불리고 싶다면, 도전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도전은 보통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과 함께 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구글은 매력이 부족하다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당부한다. 구글의 투자 매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구글로도 충분히 자산을 불릴 수 있다. 훌륭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다만, '남들보다 빨리' 자산을 불리기 위해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찾는다면 구글이 해답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하는 거다. 구글을 '성장주'로서 분류하는 틀에서 이제는 벗어나길 원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 해당 글은 종목 추천을 위한 글이 아닙니다. 리포트를 읽고, 그 내용을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쓰여진 글입니다. 또, 이 글은 리포트를 읽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본인 스스로에게 있으며, 남탓을 하다간 인생이 피곤하고 투자도 제대로 되지 않을 것입니다. ​

 

그보다는 이 글을 본인에게 도움이 될 방향으로 잘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