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생각의 분기점

투자를 하다보면, 가장 생각이 많아질 때가 '믿었던 또는 잘하던 종목의 실적이 깨질 때'다. LG생활건강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잠정실적은 매출액 1조6450억원(전년 동기 대비 -19.2%), 영업이익 1756억원(-52.6%), 지배기준 순이익 1096억원(-57%)이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잠정실적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먼저, 복잡계인 세상에서 실적을 계속 안정적으로 올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되었다. 동시에 시장에서의 기대가 높으면 높을수록 실망감이 더 클 수 있다는 것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즉, 시장의 반응은 기업의 실적보다 더 열정적이다.

1분기 실적을 감안한 2022년 연환산 실적을 보자. 분명 꾸준히 실적을 증가시킨 회사다 보니, 이번에 실적이 꺾인 게 '충격'일 수 있다. 다만, LG생활건강의 기초 체력을 생각하면 현재의 주가 흐름은 과도하다는 생각을 한다. 한편, LG생활건강에 대한 믿음이 약한 사람들은 시장에서 떨어져 나갔다고도 생각한다. 어쩌면 애당초 시장에서 '믿음'이란 게 없을 수도 있지만.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연환산 기준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면, 주가는 크게 내렸기 때문에 이 '괴리감'에서 나오는 투자 매력도는 점점 올라간다.


다만, 1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이 15~18%를 보인 반면, 이번 1분기 11%대를 보인 것은 충격적인 결과다. 순이익률도 과거 10~12%대를 보였는데, 현재 6.7%를 기록했다. 현재 '굉장히 부진한 것'만큼은 사실이다.

결국, LG생활건강를 보는 잣대를 얼만큼 엄격하게 둘 것인가에 따라 투자 결정이 갈린다고 본다. LG생활건강을 믿는다면, 올해까지는 '관용'을 베풀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화장품 사업이 코로나로 인해 '중국발 쇼크'를 받았는데,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고 중국 사업이 반등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통해 LG생활건강 투자를 총 3년 보고, 1년 매수 후 2년 보유하자고 제안했다. 1분기 실적 부진으로 해당 전략에 대한 '수정'이 필요한가 고민도 했지만, 아직은 '고'를 외쳐도 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아직 1년 매수 기간이라 분할 매수를 성실히 한다면 매수단가를 낮춰 손실을 제한하면서 훗날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매수 기간이 11월달부터 시작했으니, 앞으로 7개월 남았다.

그러나, 2분기 실적마저 방어를 못하고 꺾인다면 고민을 해봐야 한다. LG생활건강은 음료와 생활용품 사업이 있기 때문에 현재 지점이 '실적 저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것마저 꺾인다면 '손절'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