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시장과 따로 노는 라면주

시장과 따로 노는 종목이 있다. 보통 이런 주식을 '방어주'라고 한다. 보통 음식료, 통신, 전기, 가스 등 우리 생활에 필수 제품을 판매하는 산업이 이에 속한다. 

방어주를 숫자로 표현하는 걸 '베타'라고 한다. 이 베타는 1을 기준으로 1보다 작을수록 주가와 시장의 흐름이 따로 논다. 반대로 1보다 클수록 둘의 관계가 돈독해 진다. 또한, 베타가 1인 종목보다 1.5인 종목이 시장이 올랐을 때 더 강하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8일 기준 삼양식품의 5개월 베타는 0.38이다. 현재 삼양식품 주가 흐름은 시장과 따로 노는 중이다. 그것도 굉장히 강하게 따로 논다. 좋게 말하면 '방어주'가 될 수 있다. 나쁘게 말하면 '소외주'가 될 것이다.

향후 시장이 상승할 지, 하락할 지는 아무도 맞출 수 없다. 다만, 현 시장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투자자는 제법 될 것이다. 이럴 때 소외받는 음식료주를 하나 정도는 포트에 담고 있으면 좋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오리온과 삼양식품을 주목한다.

■ 다시 날아오를 날을 기다리다
삼양식품의 성장 엔진은 멈춘 듯 하다.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던 매력도 떨어졌다. 불닭볶음면의 영광은 지속되고 있지만, 시장에 주는 '임팩트(Impact)'는 떨어지다 못해 사라진 듯 하다. 

삼양식품 주가는 지난 7월 15일 반짝 상승한 적이 있다. 라면 가격 인상 뉴스가 나왔을 때다. 중요한 뉴스였다. 삼양식품 실적이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다만, 시장은 라면주를 잠깐 주목했을 뿐, 여전히 '무관심'하다.

결국, 라면 값 인상이 실적으로 찍혀야 한다. 더불어 삼양식품은 '수출'에 대한 긍정적 뉴스가 나와야 한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것은 미래를 위한 발자취다. 또한, 공장 신축을 진행하고 있어 '모멘턴(Momentum)' 재료는 충분하다.

다만, 현재 갖고 있는 재료들이 모두 '장기 프로젝트'다. 어쨌든 수출 활황은 '코로나 종결'이 전제되어야 한다. 해외법인이 제대로 실적을 올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공장 신축도 하루 이틀만에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삼양식품의 부활은 '최소 3년'은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참고로, 최근 우리나라 수출 데이터가 '증가'로 나온다. 오해가 생길 수 있다. 품목을 봐야 한다. 현재 수출액이 증가하는 건 '식품'과는 관련이 없다. 7월 관세청 자료를 보면, 석유, 철강, 가전, 유·무선통신기기, 반도체, 액정디바이스, 승용차, 자동차부품, 선박의 수출액이 증가했다.

■ 적정주가는?
필자는 삼양식품 주가가 8만원 이하라면, 크게 고민하지 말고 사도 된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단기간에 사고 파는 '트레이딩' 전략이 아닌 '매수&보유' 전략을 취하는 게 옳다. 3년은 각오해야 한다.

WACC와 RIM을 활용해 적정주가를 계산해보았다. WACC를 계산한 결과 할인율은 3.7%로다. 최악의 경우를 산정하기 위해 성장률은 0%로 가정했다. 이를 이용해 계산하면, 최저 7만6000원이 나온다. 7만6000원을 하방으로 생각하고, 8만원 아래에서 매수하는 전략이 어떨까 한다. 

삼양식품 주가는 향후 10만원까지는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 상승 여력(또는 기대수익률)은 20~30%다. 

■ 의견
삼양식품 성장률을 0%로 산정한 것은 매우 보수적이다. 다만, 라면값 인상이 오랜 기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장률을 보수적으로 잡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반대로 할인율은 평소보다 낮게 산정했다. '음식료주'의 특징과 재무 구조가 탄탄하다는 점을 반영했다. 

삼양식품은 '수출' 매력이 있다. 음식료업이 반등할 경우 주가가 가장 강하게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위 전략을 기준으로 투자한다면, 성장률이 1%만 나와도 모두 보너스가 된다. 반면, 정말 성장률이 0%라면, 투자자는 큰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다. 결국, 방어적 투자에서 삼양식품과 위 적정주가는 참고해 볼 만 하지 않을까.